고양이 뇌수막염은 개와 다릅니다. 국내 개에서는 원인 불명의 자가면역성 뇌수막염(MUO)이 대부분이지만, 고양이에서는 전염성 복막염(FIP) 바이러스에 의한 뇌수막염이 가장 흔하고 세균·곰팡이 같은 감염성 원인도 적지 않습니다. MRI에서는 FIP가 주로 뇌실 벽(뇌실막)을 먼저 침범하는 특징이 보여 진단에 큰 도움이 됩니다.
개의 뇌수막염과 무엇이 다른가요?
개의 MUO는 비슷한 자가면역 질환 몇 가지를 치료 방향이 같아서 한 이름으로 묶은 것입니다(기원 불명의 뇌수막염 참고). 고양이의 ‘원인 불명 뇌수막염(FMUO)’은 그런 뜻이 없고, 여러 원인을 찾아봤지만 찾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최근에는 루스트렐라 바이러스(Rustrela virus)가 고양이의 일부 뇌염과 관련 있다는 보고도 나왔습니다.
그래서 고양이 뇌수막염은 치료 관점에서 보면 결국 “FIP인가, 아닌가”로 나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에 불치병이던 FIP는 이제 치료할 수 있는 병으로 분류됩니다.
FIP 검사가 있는데 왜 MRI를 찍나요?
신경 증상의 원인이 FIP가 아닐 수도 있고, 종양이거나 다른 병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병들은 PCR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MRI만으로 FIP를 확진할 수도 없어서, 특징적인 영상 소견에 뇌척수액 PCR 검사(민감도 약 83%)를 더해 판단하기도 합니다.
MRI로 무엇을 보나요?
FIP 뇌수막염은 혈관 염증에서 시작해 주로 뇌실막·맥락총·연수막에 변화를 만듭니다. 대체로 다음 순서로 진행합니다.
- 뇌실막염: 뇌실 벽이 두껍고 불규칙하게 조영 증강됩니다. 원장의 경험과 문헌 모두 제4뇌실과 연수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보입니다. 개의 뇌수막염에서는 드문 소견입니다.
- 뇌척수액의 변화: 맑아야 할 뇌척수액에 세포가 많아져 탁해지고, MRI 신호가 달라집니다.
- 뇌수두증: 탁해진 뇌척수액과 두꺼워진 뇌실 벽이 흐름을 막아, 고양이에서는 드문 뇌수두증이 생깁니다.
- 뇌 실질 손상: 부종이나 혈류 장애로 뇌 조직이 이차적으로 손상되며, 정도에 따라 회복되지 않기도 합니다.
원장이 가장 무게를 두는 소견은 뇌실막염과 뇌척수액의 세포 증가입니다. 이 두 가지는 다른 병과 헷갈릴 일이 적어 잠정 진단의 근거가 됩니다. 치료 뒤에 증상이 남은 고양이 중에는 염증은 잡혔지만 뇌수두증이나 척수 공동증이 이차적으로 남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치료를 먼저 시작하면 진단이 어려워집니다
약(항바이러스제나 면역억제제)을 먼저 쓰면 1·2번 소견이 사라지고 3·4번만 남은 상태로 검사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영상만으로는 어떤 뇌수막염인지 판단하기가 거의 불가능해지고 추가 검사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증상이 심한 고양이는 소뇌가 이미 밀려 내려가 있어 뇌척수액 채취 자체가 위험한 경우도 많습니다.
FIP가 아닌 뇌수막염
수는 적지만 변연계 뇌염·해마 괴사 같은 자가면역성 질환과, 중이·내이염이나 비염에서 번진 세균성 뇌염, 주로 코를 통해 들어오는 곰팡이성 뇌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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